사실혼도 갈라설 때는 재산을 나눕니다
COLUMN · 이혼가사 / 사실혼
작성 2026. 8. 10. | 로엘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살았던 분들이 관계를 정리하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서류상 부부가 아니었으니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사실혼이라도 어떻게 끝났는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이 글은 살아 있는 동안 헤어진 경우와 한쪽이 사망한 경우를 나란히 놓고, 재산분할과 상속이 왜 다르게 취급되는지, 그리고 나눌 재산은 언제를 기준으로 계산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헤어질 때 재산을 나눌 수 있나요? 생존 중에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경우라면 나눌 수 있습니다. 판례는 사실혼 관계가 당사자의 생존 중에 해소된 때에는 법률혼이 이혼으로 해소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다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가 정한 재산분할, 즉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그 액수와 기타 사정을 참작해 나누는 구조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한쪽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끝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집니다. |
생존 중에 헤어졌다면 법률혼과 같은 틀이 적용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843조는 이 조항을 재판상 이혼에 준용합니다.
사실혼에는 이 조문이 직접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혼 관계를 법률혼에 준하여 보호한다는 판례의 태도를 통해 같은 틀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실무의 출발점은 늘 같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었고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이라고 볼 만한 실체가 있었는지를 먼저 세워야 합니다. 주민등록상 세대 구성, 양가 왕래와 경조사 참석, 생활비 계좌의 운용 방식,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그 자료가 됩니다. 필자가 가사 사건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재산 목록보다 이 부분의 자료가 부족해 다툼이 길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사망으로 끝난 경우는 결론이 다릅니다
한쪽이 사망해 사실혼이 끝난 경우에는 두 개의 문이 모두 닫힙니다. 우선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3조 제1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를 공동상속인 또는 단독상속인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 2014. 8. 28. 선고 2013헌바119 결정은 이 조항 중 '배우자'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권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상속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며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혼인신고나 증여·유증이라는 대안이 있으며,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이상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상속 대신 재산분할을 청구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판례는 사실혼 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해소된 경우에는 재산분할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생존 중 해소에는 재산분할이 열려 있고 사망에 의한 해소에는 상속도 재산분할도 닫혀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오랜 기간 함께 지내 오신 분들께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일 수 있고, 학계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입니다. 현재의 실무를 전제로 한다면 혼인신고, 유언, 생전 증여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를 미리 정해 두시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입니다.
| 해소 유형 | 재산분할 | 상속 |
| 생존 중 해소 (합의·일방 파기) | 청구 가능 | 문제되지 않음 |
| 일방 사망으로 해소 | 판례상 인정되지 않음 | 상속권 없음 (2013헌바119) |
| 법률혼의 이혼 | 민법 제839조의2 | 이혼 후에는 상속권 없음 |
기준 시점은 사실혼이 해소된 날입니다
나눌 수 있다는 결론이 나면 다음 질문은 액수입니다. 부동산처럼 시세가 움직이는 재산이 있으면 어느 날의 가액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므11027 판결은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건물 가액 산정을 위해 감정촉탁을 하는 경우에도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시가를 산정하도록 명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감정일 현재의 시가를 기준으로 건물 가액을 산정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사실혼이 정확히 언제 해소되었다고 볼 것인지가 곧 액수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뜻입니다. 별거를 시작한 날, 생활비 지급이 끊긴 날, 주민등록을 분리한 날 가운데 무엇을 해소일로 볼 것인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그 무렵의 기록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위자료는 재산분할과 별개입니다
재산분할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절차이고, 위자료는 관계가 부당하게 깨진 데 대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입니다. 성격이 다르므로 하나가 인정된다고 다른 하나가 당연히 인정되지도, 하나가 부정된다고 다른 하나가 막히지도 않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22므11027 판결의 사건명이 '사실혼파기에따른위자료등'인 것도 두 청구가 함께 다루어지는 실무를 보여 줍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에는 기간 제한이 따르므로, 정리하기로 마음먹으셨다면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생존 중에 사실혼이 해소되면 판례에 따라 「민법」 제839조의2의 재산분할과 같은 틀이 적용됩니다. 둘째, 한쪽의 사망으로 해소된 경우에는 헌법재판소 2013헌바119 결정이 확인한 대로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고 재산분할청구도 판례상 인정되지 않습니다. 셋째, 나눌 재산과 액수는 대법원 2022므11027 판결에 따라 사실혼이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사실혼의 성립과 해소 시점은 개별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되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려 하시나요? 로엘법무법인 이혼가사 분야 변호사가 사실혼의 성립과 해소 시점 정리부터 검토합니다. |
참고자료
·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제843조(준용규정)·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므11027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헌법재판소 2014. 8. 28. 선고 2013헌바119 결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헌재결정례
· 같은 주 발행 칼럼: 돌아가신 뒤에 빚이 나타났다면
| 이수현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인천광역시교육청 소청심사위원회 심의위원 · 인천지방변호사회 비상임이사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과 상속의 법률관계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망으로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 재산분할청구를 부정한 대법원 판결과 사실혼 성립요건에 관한 판례는 개별 사건번호를 특정하지 못하여 번호를 인용하지 않고 판례의 태도로만 서술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유족연금 수급이나 주택임차권 승계 등 개별 법률에 따른 보호, 중혼적 사실혼의 법률관계, 재산분할청구권의 기간 제한이 사실혼 해소에 적용되는 방식은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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